가톨릭의 비판을 받는 엑소시즘
퇴마와 구마행위를 뜻하는 엑소시즘은 라틴어를 그대로 사용한 단어에서 유래한 말로, 이미 고대부터 계속해서 서양권에 비일비재하게 있던 일이기도 합니다. 과거 설명이 안되거나 부정한 상황 또는 제거하고 싶은 정적들을 목표로 행해지던 엑소시즘은 여전히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 대해서 해결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소위 초자연적 현상이라고 불리는 일들을 과학적 설명이 되지 않을 때, 귀신이나 악마, 악귀에 의한 저주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일이 구마의식 즉, 엑소시스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정통적인 가톨릭과 교황청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부분으로 이단이나 소설로 치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이러한 구마행위는 가톨릭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무당의 굿 등도 엑소시즘에 해당하며, 도교와 불교, 이슬람에서도 빈번하게 이루어지던 행위 중 하나로 모든 종교에 존재하는 일이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의학적으로 정신건강의학에 따라 정신질환의 일부로 구분 지어 과할 경우 약에 따른 처방을 넘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큰 틀에서 본다면 과거에는 각 나라의 종교집단에서 행하던 의식과 과정을, 객관적이라는 명분하에 의학적으로 분류하여 정신의료기관에 입소시키며 분리하는 현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과거부터 이들의 말과 행동이 사실이라면, 종교부터 현대의학까지 모두는 그저 본인들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러한 사람들을 정신병자 취급하며 이단취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신이 존재해야 하고 피해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정상이며 모두가 진실만을 이야기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신만이 알 수밖에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주요 이야기
교황청의 신부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비밀리에 전달되고, 한국에서 악마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영화가 시작됩니다. 이후 김윤석이 연기한 김범신 베드로는 가톨릭 신부임에도 구마 의식에 대한 지식이 있어 교단에서 이단과 괴짜취급을 받고 있었지만, 고집불통의 성격으로 인해 교회에서 눈밖에 나게 됩니다. 강동원이 연기한 최준호의 경우, 가톨릭 신학생으로 독실하고 착한 학생이라기보다는 사고를 치는 미친놈으로 취급됩니다. 범신은 홀로 구마의식을 진행하는데 한계를 느끼며 보조 사제를 찾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조건을 걸어 가장 쓸모 있는 보조를 구하려고 합니다. 이때 가장 적합한 인물로 바로 최준호가 발탁되는데, 시험시간에 커닝을 통해 라틴어와 독어, 중국어에 능숙하고, 야간에 기숙사를 월담하는 민첩함과 용기를 가졌으며, 악령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가졌고, 체력이 강한 점 등을 따져서 서류상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조건을 충족하게 돼버립니다. 이후 범신과 함께 구마의식을 진행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악령과의 싸움을 함께 이어가게 됩니다. 악마를 퇴치하기 위해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미흡했던 최준호는 실수를 범하며 이성을 잃게 되었고, 범신의 목을 조르며 죽이려 드는 소란이 일기도 합니다. 이후에도 악령은 최준호를 끊임없이 공략하며 두려움을 심어주고 최준호는 도망치게 되지만, 어린 시절 여동생에 대한 죄책감에 따라 용기를 내어 돌아오고, 범신과 함께 제대로 구마의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결국은 범신과 함께 구마의식을 고군분투하다가 해결한 것으로 마무리되면서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구마의식을 하는 생소한 소재 그리고 결과
국내에서는 굉장히 생소하던 주제였던 엑소시즘 중, 가톨릭 퇴마 의식을 주제로 만들면서 신선한 관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로 최종 5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합니다. 의외로 박소담에 대한 연기력 호평이 많으며,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놀라웠다는 평가로 이어지며 청룡영화상을 수상하는 결과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엑소시스트 이후로 호러나 퇴마와 관련된 영화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꽤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왔다는 점에서 해당 장르의 팬들이 만족하고 좋아하는 상황이 되었으며, 마니아층의 필수 영화로 손꼽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토속적인 무당과 무속신앙, 퇴마의식을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통적인 가톨릭 구마의식을 진행하는 것도 아니라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며,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놀기만 하던 신학생이 뛰어난 구마 신자가 된 점도 허술한 연출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판과 혹평이 난무하는 검은 사제들이 의외의 재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후에 개봉했던 오컬트 영화들이 죄다 폭망을 통해 쓰레기 같은 취급을 받게 되면서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갔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드라마로 제작하기에는 루즈해지는 부분이 필연적이었고, 영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으로 인해 제대로 된 캐릭터 설명과 관계설명이 없어 앞뒤스토리가 중요한 퇴마적 이야기에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검은 사제들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호러나 퇴마물을 보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볼만한 작품이라고 보이며, 악마에 대한 공포물을 보지 못하는 시청자를 제외한다면 시간이 아주 아까운 작품은 아니라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