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비극적이고 잔인한 섬의 흔적
때는 바야흐로 일제강점기 시절, 메이지 유신의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가장 큰 흔적 중 하나인 군함도는 그 섬의 모습이 마치 군함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군함도라는 애칭을 가진 섬이고 정확한 명칭은 하시마입니다. 참고로 시마가 섬이므로 하시마섬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마치 역전앞과 같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시마에서는 세계 최대의 인구밀도를 기록할 정도로 자원을 위한 대규모 산업단지로 조성되었으며, 이곳에서 채굴하는 석탄은 일본제국의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자원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에 동원된 조선인은 강제로 끌려온 노동자와 제대로 된 설명이 없어서 자원해서 온 노동자들이 섞여 있었고, 그로 인해 당시 차별받던 조선인들이 가장 깊고 어두우며 위험하고 좁은 막장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근로를 하게 됩니다. 또한 동원된 조선인들이 강제징용공으로 볼 수 있는 점은, 제대로 된 임금지불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일본제국이 임금을 지불한 것으로 되어있지만, 그 지불되는 임금에서 생필품과 식비 등 다양한 항목을 비용으로 절상한다는 명분하에 노동자들의 손에 쥐어지는 임금은 사실상 전무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였으며,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했던 것과 현실은 전혀 다른 결과였습니다. 일본은 이 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서로 얽혀있던 우리나라와 관련된 역사 부분을 공개하고 문화유산 방문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과정과 안내를 하겠다고 동의를 받아 유네스코에 신청하게 되었고 통과됩니다. 하지만 정작 문화유산에 등록된 이후에는 조선인들의 강제 징용내용은 제대로 서술하고 교육하지 않으며, 아주 관심 있고 열심히 찾아야만 조선인도 하시마에서 근무를 했었다는 정보정도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 전형적인 일본역사관과 일치하는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군함도 출연진과 시놉시스 및 흥행
일제강점기에 어렵게 살아가던 조선인들 중 하나였던 황정민, 소지섭과 이정현 등 다양한 인물들이 열심히 노동을 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군함도로 오게 됩니다. 막장에서 매일같이 위험을 무릅쓰고 근무하는 군함도, 석탄 채굴 과정을 보여주며 그 어려운 생활을 보여주는 이 영화에는 이강옥 역할의대배우 황정민을 비롯해 건달 최칠성 역할의 소지섭, 박무영 역할의 송중기, 오말년 역할의 이정현 등 연기력이 좋다고 평가되는 많은 배우가 캐스팅되었고, 일제강점기 영화를 다룬다는 사실에 개봉 전부터 기대를 끌어모았습니다. 이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던 중, 미국에 압도당한 일본이 패색이 짙어지자 패배를 준비하며 자신들의 과오를 지우기 시작합니다. 군함도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조선인들을 강제동원하고 갖은 핍박을 통해 악행을 저질렀던 본인들의 과오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인지했다는 반증이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자료와 조선인 강제징용공들을 제거하고자 합니다. 이에 섬 전체를 폭발시키려 하지만 이를 눈치챈 조선인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군함도를 빠져나가면서 벌어지는 결전에 해당하는 내용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입니다. 270억 원 정도가 제작비로 투입된 영화 군함도는 500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며 흑자에 성공했으며, 66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대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평가 역시 국뽕영화답게 호평을 받으며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억지 신파와 강제 애국주의적 요소에 이골이 난 관객들의 실망이 겹치며 비판과 박한 평가를 받게 되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나친 반일주의와 애국주의를 심어 넣어서 국뽕을 강화하려는 전개가 이어졌고, 게다가 그 와중에 억지 신파까지 넣어 스토리 진행과 집중도 역시 역겹고 억지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쉽게 말해 흥행은 성공했지만 평가는 박하고 실패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역사와 차이점과 국뽕 영화의 진실
사실 군함도는 이런 식으로 영화를 전개하고 만들며 반일사상을 주입시키기 위해 만들지 않아도 되는 영화입니다. 그저 역사적 사실만을 담백하게 담으며, 조선인 강제징용공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더라도 충분히 반일감정을 포함해 분노와 나라의 무력함에 대한 아쉬움 등이 잘 표현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그 사실만을 전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보다, 더 나아가서 의도된 대사와 상황을 연출하며 강제적으로 반일감정을 부추기기 위한 국뽕전략을 택했고, 배우들의 연기력과는 별개로 강제적인 반일운동을 삽입하려 하였고, 사실확인도 되지 않는 가짜 픽션을 바탕으로 만들었기에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로 인해 오히려 진짜 피해자들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일본은 나쁘다는 것을 전제하에 홍보하며 제작한 영화가, 그 내용이 거짓되고 애국적 강요를 유발한다면, 그 강압에 의한 거부감으로 인해 오히려 실제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과 지지가 약해질 수 있기에 결코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역사 영화를 만들면서도 역사적 고증을 하지 않았던 점 역시 아쉬운데 가장 큰 문제는 자문과 제작진들의 입장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상업영화고, 허구를 만드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는 식의 대응은, 이 영화가 전부 가짜라는 반증을 본인들 스스로 하는 결과였습니다. 사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덩케르크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하고자 하였음에도 그 느낌이 잘 전달되었듯이, 이 모든 것은 감독의 역량이 매우 부족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